서론
며칠 전 수술용 루페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그 2탄 격으로 수술용 헤드라이트와 캠코더에 대한 소개글입니다.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치과.
상기 과들은 좁은 공간이나, 작은 절개를 해야하는 과입니다. 아무래도 천장에 달린 무영등이나 고정된 카메라 만으론 수술 필드를 적절히 밝히기도, 영상을 담아내기도 힘든 수술이 빈번한 과 일 것입니다. 비록 시중의 많은 제품들을 경험했다고 하기엔 힘들지만… 저 나름대로 좌충우돌을 겪으며 집도의의 시선(surgeon’s view)을 조금 더 밝히고 보조해줄 제품들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헤드라이트
먼저 수술용 헤드라이트에 대한 소개 및 리뷰입니다.
1) Admetec사의 Butterfly headlight (130만 원)
Kims 박람회에서 Admetec사를 알게되고 무선 헤드라이트를 구매하였습니다. 국내 딜러 사장님께서 이 헤드라이트를 여러 종류의 루페와 결착시킬 mount를 보유하고 있어 제가 가진 Prismvue 루페와 깔끔한 결합이 가능하였고 가볍고 무선이라는 점이 끌렸습니다. 매우 가볍기도 하구요.
전원과 밝기 조절 두 종류의 터치가 있습니다. 헤드라이트 구매시 배터리 3개와 충전기, 연결선, 십자드라이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터리는 완충하면 2시간가량 사용 가능합니다.
===> 현재 Butterfly 헤드라이트는 이룸메디텍에서 수입 및 보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24년 1월 업데이트).
2) Heine사의 ML4 LED mPack unplugged (230~250만 원?)
저는 butterfly 헤드라이트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Heine사의 헤드라이트를 사용해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꽤 많은 원장님들이 제노시스 헤드라이트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제가 헤드라이트 구매를 알아볼 당시엔 무선 제품이 없고 허리춤에 배터리를 착용해야 했기 때문에 저는 선이 거슬려 Xenosys를 구매리스트에서 제외하였습니다. ML4 LED의 장점이라고 하면 무선이라는 점 외에 착용감이 편안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배터리가 달려있어 무거울 법도 한데, 다행히 현재까진 4시간가량의 수술에서도 많이 피곤하진 않았습니다.
사실 Zeiss, Xenosys, Heine 뿐 아니라 국내 회사 중에도 헤드라이트를 판매하는 곳이 제법 있습니다.
3) 닥터킴
닥터킴은 제가 직접 써보진 않았지만, 학회 부스에서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가성비가 좋아 종종 사용하는 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술용 캠코더
다음으로 제가 구입을 고려하며 알아본 여러종류의 수술용 캠코더에 대해 발씀드리겠습니다.
1) 새하늘 바이오텍
앞서 언급한 닥터킴 뿐 아니라 새하늘바이오텍도 가성비가 좋은 국산 회사 중 하나입니다.
이 회사는 헤드라이트만 따로 판매하기도 하고, 수술용 카메라가 함께 부착된 제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직접 사용해본 KS-07 모델은 제가 펠로우 시절 미얀마에 의료봉사를 가기 전에 교수님께서 ‘해당 병원에 기증하자’는 의도로 경기도에 있는 본사를 찾아가 제가 직접 만져보고 구매한 제품입니다. 화질은 좋지 않습니다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가성비는 좋은 편입니다.
2) Heine ML4 LED headlight with DV1
제가 사용할 수술용 캠코더를 알아볼 초기에는 Heine사에서 ML4 LED headlight with DV1 제품을 가장 눈여겨보았으나
화질이 좋지 않아 보였고, 가격이 싸지 않고, 데모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정적으로 현재 Heine에서조차 더 이상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퀄리티가 시장의 기대에 조금 못 미치지 않나 생각됩니다.
3) Integra사의 DLX ultralite Pro Camera system
외국 의사들의 라이브 서저리에서나 분당 서울대 병원에서 사용 중인 Integra사의 DLX Ultralite Pro Camera system은 카메라 control unit의 부피가 너무 커, 소규모 개인병원에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생각됩니다. 하지만 여러 라이브 서저리에서 본 것을 보면 업계에서 퀄리티는 인정받는 듯합니다.
4) NSE UV-100
North-Southern Electronics에서 나온 UV-100 제품은
카메라와 헤드라이트를 ‘완전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촬영되는 장면을 모니터링 장비에 연결하는 것조차도 무선인 제품은 매우 드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제품이 매우 매력적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같은 회사의 UW-100은 화질이 조금 더 나은 편이지만 모니터링이 유선입니다.
아쉽게도 직접 대모를 하지 못해 구매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궁금한 제품이긴 합니다.
5) 제노시스 룩스캠
Xenosys사의 LooksCam은
학회 부스를 통해 특정 과를 불문하고 국내의 외과의사들 사이에서 아마 가장 많이 알려진 수술용 캠코더일 것입니다.
저는 사용해 본 적은 없으나…. 아마 대중적인 만큼 무난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6) 서지텔 SurgiCam
SurgiTel사의 SurgiCam은
진지하게 구매를 고민했기에 펠로우 시절 데모를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루페에 라이트와 캠코더가 동시에 다 달려있어(안경 하나에 세 가지나?!) 무겁고 코도 많이 눌렸습니다. 개인적으로 헤드라이트와 캠은 머리에 헤어밴드 형태로 착용해야 가뜩이나 무거운 루페로 인한 코나 귀의 피로도를 줄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 아쉽지만 제외하였습니다.
7) 고프로 개조
그외에도 완제품이 아닌 고프로를 개조하여 헤드라이트에 연결하시는 성형외과 원장님도 계셨고
심지어 고프로를 개조한 논문이나 구글글라스를 사용한 보고도 있었습니다.
저도 backbone ribcage를 이용하여 고프로를 개조해보았고, 4K이면서 autofocusing이 된다는 점, 모니터링 장비와 유무선이 다 가능하다는 점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술용 캠은 화질보다 중요한 것이 (헤드라이트든 루페든) 어떻게 고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추후 언급).
8) Futudent Procam
그러던 고민 끝에 주로 치과의사들 위주로 홍보가 된 핀란드 회사의 Futudent를 알게 되었습니다(실제로 부산의 모 치과원장님께서 futudent를 사용하여 본인의 유튜브에 포스팅한 자료가 있어서… 염치불구하고 메일을 보내어 많은 자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도와 고민끝에 Futudent사의 Procam을 구매하였습니다 ㄷㄷㄷ
Futudent사의 Procam (400만 원?)
futudent사의 Procam은 자동초점이 지원되지 않고 유선이라는 점은 아쉬웠지만, 가볍고 4K라는 점에 끌려 저는 이 제품을 2019년에 구매하였습니다. 그 당시엔 고프로 개조가 아닌 이상 완제품 수술용 캠코더 중에 4K를 지원하는 제품은 없었습니다. 구매 결제를 하면 수술용 캠을 어디에 결착시킬 것인지, 장착할 제품의 사진을 보내달라는 문의 메일이 옵니다. 다양한 루페나 헤드라이트에 연결할 수 있는 부품을 3d printing 하여 보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Heine 헤드라이트와 연결할 수 있는 부품을 제작하여 보내주었습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결론은…
제가 수술용 캠에 대해 자세히 모르던 시절에는 화질과 무선에 집착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화소나 유무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카메라를 어디에 어떻게 연결하여야 하며,하며, 화각은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가라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저는 Heine 헤드라이트에 Procam 캠코더를 연결하여 사용 중인데, 그 과정에서 구로공구상가를 수차례 방문하여 알맞은 사이즈의 나사를 찾고, 헤드라이트에 구멍을 뚫어줄 업체를 찾느라 꽤 고생을 했습니다ㅠㅠ). 그런 점에서 본다면 SurgiCam이나 LooksCam은 연결 고민을 덜 수 있는 매우 좋은 제품입니다. 아무리 좋은 캠코더를 사더라도 surgeon’s view에서 촬영하기 위한 연결을 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실시간으로 촬영되는 화면을 어떻게 모니터링 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인데... 사실 Futudent 뿐 아니라 대부분의 제품들이 간단하게 노트북에 연결하여 수술방 옆 구석에 놓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지 않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난반사입니다.
수술 장면 촬영 시 빛으로 인해 난반사가 일어나면 섬세한 구조물이 제대로 카메라에 담을 수 없습니다(눈 수술의 경우 levator나 fat 같은 구조물이 그냥 다 반사되어 희게만 보인다면…. ㅠㅠ). 따라서 이러한 현상을 줄여 줄 수 있는 편광필터를 사용하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합니다.
저는 Midopt사의 polarizing filter를 구매하여 Procam에 연결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구매할 2019년 당시만 해도 고프로를 개조하지 않는 이상 autofocus가 되는 제품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대신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촬영되는 캠코더의 field depth 영역을 신경 써야 했는데…. 이 글을 쓰는 2021년 현재, futudent에서 자동초점 기능이 지원되는 smartCam이 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25mm 랜즈 한 종류만 지원된다는 점때문에, 구입을 고려하는 외과의사라면 조금 더 기다리는게 좋을거라 생각됩니다.
현재 저는 수술 중 루틴으로 캠코더 촬영을 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모니터에 연결된 선으로 인해 머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어 불편하며, 화상이 엉뚱한 데를 비추진 않는지 수술 전에 신경 쓸게 많아서입니다. 여러 고민과 비교 끝에 원하는 제품을 샀지만… 수술용 캠코더는 사용해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모든 제품이 그렇듯 시간이 흐르고 기술이 발전하면 더 좋고 착용이 편리한 제품이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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