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진료실 안

내돈내산(1탄): 수술용 루페 선택 가이드

by 박성혁 원장 2021. 8. 14.
 

서론

전공의 1년 차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국의 반강제적인 분위기로 TTL(through-the-lens) 루페를 샀습니다. 하지만 수술 어시스트 입장에서 루페가 별로 도움이 안되는것 같았고, 응급실에서 1차 봉합 때 사용하기에도 왠지 모를 불편감에... 몇 번 써보다가 이내 먼지만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루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펠로우를 하면서부터였습니다. 제가 펠로우를 하던 분당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의국 분위기는 서전은 물론이고 1st & 2nd assistant 모두가 루페를 착용해야만 스크럽을 설 수 있는 분위기였기 때문입니다.
TTL 루페는 양안 간격과 초점거리(working distance)를 개인별 맞춤을 해야 했기에 중고로 팔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기성품 루페를 구매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루페를 평생 쓸 생각은 없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하이네-카탈로그
working distance와 depth of field

루빼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working distance와 depth of field였는데, Heine 카탈로그에 뜻이 잘 나와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루페

1) Heine HR x2.5 루페 (180만 원)

하이네-루페

 

Heine 2.5배 루페는 제가 전문의가 되고 처음 구매한 루페입니다. 위 모델의 하이네 루페와 자이스 루페 x2.5 EyeMag Smart 모델을 꽤 오랫동안 데모로 사용해보았지만....
•Heine가 더 가볍다는 점
•넓은 영역의 depth of field(얼추 25~50cm 정도?)를 갖고 있어 1st나 2nd 어시스트가 사용하기에 매우 편리하다는 점이

구매의 결정적 동기가 되었습니다.

 

x2.5 내에서도 아래와 같이 세 가지 초점거리와 두 가지 frame종류 중 선택하여 고를 수 있습니다. 

 

다양한-하이네-루페
다양한 Heine 루페

가벼운 대신 내구성은 Zeiss보다 떨어지며, 소모품은 (국내에 딜러도 있으나) 해외 직구를 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습니다. 하지만 Heine 본 모델이 데모로 사용했던 Zeiss x2.5 보다는 depth of field가 더 넓게 느껴졌고, 다른 원장님 수술 참관 시 착용해도 충분히 상이 잘 맺힙니다.

2) Zeiss EyeMag Pro F x5.0 루페 (330만 원)

짜이쯔-루페
짜이즈 루페

자이스 EyeMag 루페는 모발이식 병원에서 사용한 루페입니다. x5.0이라 무겁고 depth of field도 좁은 편(대략 4~5cm)입니다. 하지만 고배율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수술용 루페계의 에르메스 답게 선명한 시야를 자랑합니다.
그중에 제가 사용한 제품은 Pro F x5.0 working distance 300mm의 제품입니다(Pro S는 헤어밴드 형태). 모발을 채취할 때 일어선 자세로 수술하는 병원의 선진화된 시스템 덕분에 목을 숙일 필요가 없어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이후 윗눈꺼풀 수술을 할 때도 안륜근의 겉막(outer fascia of OOM) 주위로 주행하는 혈관들이 눈에 잘 들어와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결정적으로 눈 수술로 유명한 조인창 원장님께서 6배 루페를 사용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더욱 눈 수술에 고배율인 이 루페를 착용하고 수술을 해왔는데… 뒤에 기술할 Prismvue루페를 구매한 후부터는 활용도가 떨어져 요즘은 Futudent를 이용하여 수술 영상 촬영 시에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3) Pentax Prismvue NF2 x5.0 루페 (330만 원)

펜탁스-프리즘뷰
펜탁스 프리즘뷰

Hoya사의 자회사인 Pentax 프리즘뷰입니다. 이 제품은 전공의 시절 선배 병원에서 처음 보고 눈여겨뒀던 제품입니다. 프리즘 형태로 된 최초의 수술용 루페라 목을 숙이지 않아도 장시간 수술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고, 제가 사용 중인 x5.0의 경우 Zeiss x5.0보다 가볍습니다.
일본에서 직구하려고 하였으나, 의사가 아니면 판매하지 않는 회사 방침 때문에 국내 딜러를 통하여 구매하였습니다. 눈 수술을 많이 하시는 성형외과 원장님들 사이에서 제법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알고 있으며, cleft palate 수술을 많이 하시는 분단 서울대 백롱민 교수님조차도 working distance 75cm로 본 제품을 사용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Zeiss를 대체할 목적으로 x5.0을 구매하였는데, 만족도가 높아 나중에 x2.5도 구매할 것 같습니다.

추가로 제가 구매하지 않았지만 루페 하나를 더 소개하자면.... 프리즘 형태의 루페 중에

 

4) Admetec Ergo 루페 (380~430만 원)

Admetec사의 프리즘 형태 루페인 Ergo 모델 있습니다.
x4.0, x5.0, x6.0
제품이 나오며 배율이 올라갈수록 가격도 조금씩 상승합니다. Kimes 박람회에서 처음 접하고 착용도 해보았으나… 5배와 6배에서 시야 확대 정도의 차이는 느끼지 못했고, Prismvue 보다 조금 가벼운 것은 장점이지만, 시야가 약간 어두운 단점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느낌은 루페가 TTL이라 양안 간격 등의 변수가 맞지 않아서 있어 객관적인 판단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프리즘 형태의 루페 Prismvue NF2 Ergo Loupe 하나를 고르라면 주저 없이 Primvue 선택할 것이고 이유는
가격과 브랜드 네임
양안 간격, 높이, 각도를 조절할 있다는
다소 무겁지만 해드 밴드를 조이면 2시간 이내의 수술에선 무리가 없다는
때문입니다.

제가 그간 아주 많은 종류의 루페를 써왔다고 하기엔 힘들고, TTL 계열의 루페를 별로 선호하지 않다보니 기성품 형식의 루페만 소개가 된 것 같습니다. 혹시 루페를 구매해야 하는 분이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한가지 확실한 건 집도의가 쓰는 루페와 어시스트가 쓰는 루페는 그 working distance가 다를 수 밖에 없으며, 전공의 시절엔 초점거리가 광범위한 루페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