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는 쌍꺼풀 수술할 때 눈매교정이 필요한 경우와 필요하지 않은 경우의 증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눈매교정 수술의 원리와 부작용이 왜 많은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눈매교정 원리
눈매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눈을 뜨게 하는 구조물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사진출처 : Anatomy of facial expression
위 우측 그림을 보면 눈을 뜨게 하는 근육(눈꺼풀올림근널힘줄, 주황색)은 안검판(하늘색)에 부착되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좌측 그림에서 보다시피 눈을 뜰 때는 거근 혹은 눈꺼풀올림근널힘줄이라 불리는 이 조직이 수축하여 안검판을 들어 올리는 것입니다.
눈 뜨는 근육의 모습(수술 중)
눈매교정 수술은 이 조직을 중첩시키거나 단축시켜 눈 뜨는 힘이 눈꺼풀판에 더 잘 전달되도록 하는 방식의 수술입니다.
출처 : Upper Eyelid Ptosis Correction with Levator Advancement in Asian Patients using the Musculoaponeurotic Junction of the Levator as the Key Reference Point
Plast Reconstr Surg. 2020 Dec;146(6):1268-1273. doi: 10.1097/PRS.0000000000007386.
늘어난 고무줄을 한두 번 접으면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과 똑같은 원리입니다.
안검하수 교정 수술은 왜 문제가 많을까?
안타깝게도 눈성형을 망쳤다는 후기의 꽤 많은 비중은 눈매교정 후에 발생합니다. 그리고 단순한 비대칭보다 눈매교정 후 발생하는 문제가 복원이 더 힘들고 외관상의 문제도 심각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매교정이 쉽지 않은 것은 비단 국내 의사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평생 눈 수술만 해온 서양 의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본인이 집도한 안검하수 케이스에서 재수술 비율이 꽤나 높았다는 설문 결과는 이 수술이 결코 쉽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왜 안검하수 교정술은 어렵고 문제가 많은 걸까요?
1) 수술 중 눈 크기 예측이 힘듦
; 붓기, 환자 협조, 마취약으로 인한 교감신경 항진 등…
눈은 동적인 구조물입니다. 따라서 수술 시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면서 모양을 보고 대칭을 맞추는 과정이 필연적입니다.
하지만 마취로 인한 붓기, 출혈로 인한 붓기, 그리고 부은 상태에서 눈을 떠야 하는 환자의 불편함, 마취약의 영향 등이 짝짝이를 유발하는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눈 수술하는 의사들은 마취 단계에서부터 매우 조심스럽게 시행하며, 교감신경에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기 위해 표층과 깊은 층 각기 다른 종류의 마취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거근의 힘을 정확하게 알기가 힘듦
눈 뜨는 근육(거근)의 기능을 수술 전 진찰로 가늠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출처 : 미용성형외과학 vol2. 군자출판사, 2016
눈을 위로 뜨게 했다가 아래로 뜨게 했을 때 속눈썹이 움직이는 범위를 통해 거근의 기능(힘)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통상 14~16mm가 정상 범위이며, 12mm 이하일 때 기능이 떨어졌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수술 전 진찰에서 보였던 Berke’s test 결과가, 실제로 수술장에서 다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는 수술 중 거근을 포셉으로 잡고 눈을 뜨게 했을 때 포셉에 전달되는 힘이 수술 전 검사 결과와 다른 것이지요. 즉, 예상 밖의 일이 왕왕 생기므로 이럴 경우를 대비한 대책도 준비되어야 합니다.
3) 헤링의 법칙 (Hering’s law of equal innervation)
설령 위에서 언급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수술 중 대칭을 맞추었다 해도 붓기가 빠지고 나서 짝짝이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헤링의 법칙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우측 눈이 안검하수가 심하고 좌측 눈은 경미하거나 정상에 가깝다고 가정해봅시다.
우측 안검하수 쪽 눈을 교정하였을 때, 정상으로 보였던 좌측 눈에 안검하수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헤링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까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현상의 원인은 양쪽 눈이 같은 신경 지배를를 받기 때문입니다.
(복잡하지만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안검하수가 심한 우측 눈이 뇌줄기(brain stem)에 존재하는 아핵(central caudal subnucleus)에 눈을 더 크게 뜨라는 신호를 보내고, 이렇게 증가된 신경신호가 양쪽 눈의 거근(levator)에 똑같이 작용합니다.
따라서 안검하수가 경미해 보이는 좌측의 눈은 애초부터 증가된 신호의 영향으로 눈을 정상에 가깝게 뜨고 있는 것이었는데, 안검하수 수술을 우측에 시행하게 되면 눈을 크게 뜨라는 자극이 줄어들기 때문에 좌측 눈이 작아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안검하수가 한쪽만 있어 보이는 눈이라도, 반대편에 경미한 안검하수가 있지 않은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문제는 헤링의 법칙이 모든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란 점입니다. 선천성 안검하수의 경우 헤링의 법칙 적용 여부가 학자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후천성이라도 진찰 시 이학검사를 해보면 사람에 따라 헤링의 법칙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양성), 나타나지 않는 경우(음성)도 있습니다.
출처 : 눈꺼풀 수술 술기. 조인창. 2019 군자출판사.
에필로그
총 세편에 걸쳐 쌍꺼풀 수술의 종류(기초편)와, 안검하수 수술이 필요한 경우(중급편),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검하수 수술이 왜 어려운지(고급편)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사실 저의 부친은 쌍꺼풀 수술이 눈꺼풀에 선 하나 만드는 거라고 하찮게 여기기도 하는데요… 실상 수술을 하면 할수록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수술이 어렵다고 해서 아쉬운 결과에 대한 변명은 아닙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눈 수술의 변수를 이해하여 신중했으면 하는 마음이고, 설령 부족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해당 집도의를 끝까지 믿고 차후 계획을 잘 따라가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의사는 환자의 그러한 믿음에 보답하고 아쉬운 결과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행해지는 성형이 눈 수술이지만, 전문의들 사이에서는 눈 수술이 가장 러닝 커브가 길다고 고백합니다. 그만큼 결과를 좌우할 변수가 많고 고려해야 하는 것이 많은 수술이라 생각됩니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눈의 조건을 충분히 인지하고 너무 욕심을 내지 않는 선에서 최종 목표를 세운다면 동양인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변화를 가져다주는 수술도 드물 것입니다.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여러 의사들의 견해를 들어보고 본인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 만족스러운 쌍꺼풀 수술의 첫 단추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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