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구조물을 지칭하는 의학용어는 왜 이리도 많은가?
해부학 공부를 하다보면 용어가 참 많이 나옵니다. 비슷한 단어인데 전혀 다른 것을 지칭할 때도 있고, 알고 보면 같은 구조물인데도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후자인 경우 superior transverse ligament는 Whitnall’s ligament와 동의어로 사용되며, reinforced septum은 capsulopalpebral fascia나 upper septum이라고도 불립니다. Arcuate expansion은 Clifford liagment와 같은 구조물을 지칭하고요.
이토록 한 구조물을 지칭하는 용어가 다양해진 이유가 뭘까요?? 이를 두고 한 원장님이 학회 발표 때 한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미 문헌에서 밝혀져 보고되었는데, 의사들이 공부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자기가 처음 발견한 것으로 착각하고 이름을 붙여서 그렇다….'
사실 수술 방법이든 해부학이든, 내가 처음 발견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알고 보면 오래전에 문헌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내가 몰랐던 것뿐….
”우리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들과 같기 때문에 고대인들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멀리 볼 수 있다”
-베르나르 사르트르-
눈물고랑
눈물고랑은 나이가 들면서 눈 밑 그리고 코 쪽에 생기는 반원형의 주름입니다.
그런데 이를 지칭하는 데에도 제법 많은 의학용어가 있습니다.
Samuel Whitnall(1876~1950)은 눈 해부학 발전에 많은 공로가 있는 영국의 의사입니다. 1930년 경 그가 처음 눈물고랑을 nasojugal fold란 용어로 표현하였습니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naso-jugal fold는 눈둘레근과 윗입술콧방울올림근(LLSAN)사이를 지나며, 뼈에 고정되어있는 구조물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하였으며, 이 선을 따라 안면 혈관이 지나며, 그 위에 눈물주머니가 얹혀있다고 하였습니다
미국의 안과의사인 Richard Miller가 1969년 눈물의 표면장력을 구하기 위해 눈물이 모이도록 만든 렌즈의 홈(trough, 飼槽)을 tear trough라 명명하면서 그 뜻이 변하여 현재의 눈물고랑을 지칭하는 용어로 흔히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코광대주름이란 표현보다는 눈물고랑이라는 표현이 더 대중적인데, 아마도 tear trough의 직역이라 생각됩니다.
정확한 의학 용어는?
두 단어 모두 같은 의미로 혼용해서 사용하지만, 인하대 성형외과 황건 교수님에 따르면 tear trough 보다는 nasojugal이란 표현이 더 적절하며, 또한 fold가 얇은 접힌 margin이라면 groove는 shallow 한 선상의 함몰(depression) 임을 감안할 때, nasojugal fold보다는 nasojugal groove라는 용어가 더 적절할 것이라는 서평을 쓰신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진료한 환자 차팅들을 보면 tear trough deformity라는 표현이 압도적입니다…. -_-;;;
거인의 어께에 오르는 것도 쉽지 않지만, 배운 지식을 습관화하여 사용하는 것은 역시나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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