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안검하수 교정수술과 눈매교정 수술이 어떻게 다른지와 수술 후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서론
상담을 하다 보면 상안검이나 쌍꺼풀 수술을 문의하러 오신 분께 눈매교정을 같이 해야 만족하실 눈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됩니다. 평소에 성형에 관심이 없던 분이라면 용어부터 다소 생소하죠.
"눈매교정….? 안검하수….?"
괜히 병원의 상술에 넘어가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돌아가는 길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눈매교정 후 망쳤다는 글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눈매교정은 안검하수가 심한 눈에서만 해야 이뻐지는 것일까요? 경미한 안검하수라면 어느 정도의 눈에서 하는 게 좋을까요??
안검하수와 눈매교정이란 무엇인가?
안검하수(blepharoptosis)는 진단명입니다. 졸려 보이는 눈이 특징입니다.
선천적으로 눈 뜨는 근육의 힘이 부족한 경우, 외상, 질병, 노화 등 원인은 다양합니다. 질병으로는 호너 증후군(Horner's syndrome)이 대표적입니다(교감 신경계의 손상에 의해 얼굴 한쪽에만 안검하수, 동공 수축, 땀이 안나는 증상이 특징인 증후군).
제가 만나는 환자들은 주로 선천적이거나 노화에 의한 안검하수가 흔하며, 이때에는 진성 안검하수와 가성 안검하수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진성안검하수는 실제로 눈을 뜨는 힘이 떨어져서 눈을 떠도 검은자를 많이 가리는 경우이고, 가성안검하수는 실제로 눈 뜨는 힘은 정상인데 눈꺼풀 피부가 늘어져 검은자를 많이 가리는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눈매교정은 안검하수의 치료법을 지칭하는 수술명입니다. 학술적인 용어는 아니며, 굳이 뜻이 비슷한 학술 용어를 찾는다면 '안검하수 교정술(ptosis correction)'일 것입니다. 부족한 눈떠짐을 보완해서 눈 뜨는 범위를 늘려주는 수술인데 상담 시에 저는 쉽게 표현하여 눈을 크게 하는 수술, 눈을 편하게 떴을 때(의식적으로 크게 떴을 때가 아닌) 검은자가 더 잘 보이도록 해주는 수술이라고 저는 설명합니다(눈 수술을 계획하면서 헷갈리는 눈 수술 명칭에 대해 더 다루고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눈은 검은자가 적절히 노출될 때이고, 개인적으로 젊은 연령에서는 검은자가 5~10% 정도 가려지는 게 매력적인 눈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려지는 정도는 나이가 들수록 평균적으로 늘어나지만, 중년에서도 적게 가릴수록 초롱초롱한 인상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수술적인 방법으로 눈을 크게 만들기 위해서 의사들은 눈을 뜨는 근육을 조작합니다(사실 정식 명칭은 눈꺼풀올림근널힘줄 혹은 상안검거근막이라고 칭하며, 아래 사진에서 보다시피 붉은빛의 근육부위와, 흰색의 힘줄부위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이 글에선 편의상 둘을 구분하지 않고 '눈 뜨는 근육' 혹은 '거근'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사진출처 : Dissection of the Eyelid and Orbit with Modernised Anatomical Findings. The Open Anatomy Journal. 2010:2;5-24
이를 수술 중 소견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상적으로 거근(아래 그림에서 초록색)은 안검판(검은색 점선 원)에 붙어서 눈을 뜰 때 눈꺼풀을 함께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이 근육의 힘이 선천적으로 약한 사람도 있고, 노화나 외상으로 인해 안검판에서 부착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눈매교정 혹은 안검하수 수술은 이 근육을 단축시키거나 접어서 더 강력한 힘을 내게 하는 수술입니다. 마치 늘어난 고무줄 길이를 조금 자르거나 포개어 접으면 고무줄의 탄성력이 더 강력해지는 것처럼요.
눈매교정 수술 vs 안검하수 교정 수술
눈매교정이라는 단어 자체가 마케팅적으로 파생된 단어라서 성형외과 교과서에 정식으로 언급되는 단어는 아닙니다. 따라서 둘의 차이를 뚜렷하게 구분해놓은 학계의 자료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의사들끼리 통용되는 뜻 차이를 말씀드리자면... 안검하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 눈매교정을, 안검하수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 안검하수 교정 수술을 시행합니다.
다만 수술 테크닉 부분에서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눈매교정은 거근의 말단을 이용해 눈 뜨는 힘을 보강하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 안검하수 수술에서는 거근을 접거나, 단축시키거나, 거근 이외의 다른 구조물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후자가 더 난이도가 높습니다.
어떤 사람에서 눈매교정/안검하수 수술을 해야 하는가?
사실 진료를 하다 보면 중년의 환자들에서 검은자가 많이 가려져있는 눈이 많습니다. 그런데 노화로 인해 눈꺼풀 피부가 쳐져있다 보니... 쳐진 눈꺼풀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환자분 스스로 안검하수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눈의 검은자가 얼마나 보여야 아름다운 눈인가에 대해 알고있지 못하다 보니, 육안적으로 보이는 현상, 즉 쳐진 눈꺼풀 피부만 개선하면 인상이 좋아질 거라 생각들 하십니다. 제가 봤을 땐 상안검 수술만 해서는 결과가 여러모로 아쉬울 거라 예상되지만요.
흥미로운 건 오히려 검은자 노출이 정상범위인 젊은 환자들의 상담에서, 환자 본인이 먼저 눈매교정을 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중년층과 젊은 층에서 눈매교정에 대해 보이는 성향 차이는 아무래도 정보량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정리해보았습니다.
눈매교정을 안 해도 되는 눈은 어떤 눈인지….
눈매교정을 해야 하는 눈은 어떤 눈인지…
그리고 해야 하는 눈인데 안 하면 어떤 모습이 되는지…
반대로 안 해도 되는데 눈매교정을 해야 하는 것으로 오인되는 경우는 어떤 눈인지...
4-1) 눈매교정을 안 해도 되는 눈
a) 눈매교정 수술을 하지 않은 경우
위 환자분은 검은자 노출이 충분하여 상안검만 시행하였습니다.
아래 환자분도 나이에 비해 훌륭한 거근기능을 보여주고 있어 상안검만 시행하였습니다.
b) 가성 안검하수로 눈매교정 수술을 하지 않은 경우
겉으로 보기엔 눈매교정을 해야 할 것 같지만... 늘어난 피부가 검은자를 가려서 이런 착시가 일어나며, 거근의 기능은 정상인 경우가 많은 눈입니다.
가성 안검하수가 있는 눈이라면 상안검/쌍꺼풀 수술 만으로 충분히 시원한 인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성 안검하수를 어떻게 진단하고 판단하는지는 의사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성 안검하수를 잘 진단해내어 불필요한 수술을 권하지 않는 게 양심적인 의사, 그렇지 못하여 눈매교정을 남발하는 의사는 비양심적인 의사'라는 잣대는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이 말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진단할 줄 안다는 전제가 깔려있어야겠습니다.
4-2) 눈매교정이 필요한 눈
a) 꼭 필요하여 눈매교정 시행한 경우
첫 번째 : 좌측 눈의 안검하수가 더 심하며 거근을 당기는 양을 달리하여 양측 눈매교정을 시행하였습니다.
두 번째 : 27년 전 쌍꺼풀을 하셨고 두 번째 눈 수술로 안검하수 교정, 상안검 수술, 내시경 이마거상, 하안검 수술 후 7주 모습입니다. 상안검으로 통상이 눈썹이 떨어지는데, 내시경 이마거상을 통하여 눈썹이 제 위치를 유지하고 있음이 관찰됩니다.
세 번째 : 전형적인 노화에 의한 안검하수의 특징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네 번째 : 습관적으로 이마근육을 이용해서 눈을 뜨는 분으로, 이마근육의 힘을 뺐을 때 보이는 눈의 모습입니다. 안검하수 진단하에 눈매교정을 시행한 지 7일 경과 모습입니다.
다섯 번째 : 눈 뜨는 힘이 좌우가 많이 달랐고 우측은 거근의 전진법을 이용한 안검하수 교정, 좌측은 일반적인 거근 주름술을 통한 눈매교정 후 7일 경과 모습입니다.
4-3) 꼭 필요하진 않지만 안 하면 아쉬울 수 있는 경우
눈매교정이 필요한지 필요 없는지 경계선에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판단에 따라서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눈이라 생각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쌍꺼풀/상안검만 했을 때의 결과와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을 설명한 후 환자분의 결정에 따라 수술을 합니다.
a ) 눈매교정을 시행한 경우
마지막 사진은 가성 안검하수와 경미한 진성 안검하수가 복합된 분으로 상의하에 안검하수를 시행 후 7일 경과 모습입니다.
b) 눈매교정을 시행하지 않은 경우
첫 번째 : 가성 안검하수와 경미한 진성 안검하수가 복합된 분으로 안검하수 수술을 하지 않고 상안검만 한 모습입니다. 환자분은 만족하셨습니다.
두 번째 : 실제로 안검하수가 있지만 수술 전 이마를 이용해서 눈을 떠 크게 티가 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상안검 수술 후 이마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안검하수가 조금 더 심해 보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 10년 전 쌍꺼풀을 한 후 세월이 흐르면서 보이지 않아 내원하셨습니다. 쌍꺼풀이 보이길 원하셨고, 안검하수가 경미하지만 높은 쌍꺼풀로 인해 약간 졸린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눈매교정/안검하수 교정 후 발생 가능한 부작용
수술의 필요한 점 위주로 글을 쓰다 보니 장점만 부각한 것 같은데요... 모든 수술에는 부작용이 따르듯, 당연히 눈매교정도 부작용이 있습니다. 단순히 이 술식의 부작용이라기보다는 쌍꺼풀 수술이나 상안검 수술시에 발생될 수 있는 부작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5-1) 저교정
기대치와 달리 검은자 노출이 덜 올라간 경우로, 교정 자체가 적었거나, 봉합한 실이 이탈되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술 초기에는 붓기로 인해 최종 결과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아 적어도 6개월은 지나야 최종 모습에 대한 판단을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도의의 판단이 명확하게 저교정이 확실하다면, 첫 수술 3주 이내에 교정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2) 과교정
과교정을 뒤당김(retraction)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두 가지로 나누어 분석을 하는데요….
1) 검은자 위의 흰자가 보일 정도의 과교정이라면 3주 이내에 재수술을 통해 교정량을 줄여야 합니다.
2) 육안적으로 심해보이지 않지만 수술 후 3-4개월 이후에도 지속되는 불편감을 호소한다면 이는 과교정이 원인일 수도 있어서 퇴축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두통, 눈 당김, 뮬러근육으로 인한 증상이 의심될 때(두근거림, 이명, 어지러움) 환자분은 불편감을 호소하지만 객관적으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검사가 없기에 환자분은 답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편감은 주관적인 문제라, 의사 입장에서는 정신과적 문제나 이차 이득으로 오인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는 겉으로 보기에 눈과 쌍꺼풀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가족이나 의사마저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5-3) 비대칭
눈매교정/안검하수 교정은 눈 수술의 꽃이자 가장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는데 반대할 의사는 없을 것입니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수술 중에 대칭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1) 눈을 뜨는 힘 좌우가 다른 경우가 흔하고,
2) 마취약에 섞인 성분(epinephrine)이 거근과 함께 눈을 뜨는데 기여하는 뮐러(muller) 근육에 영향을 미쳐 실제보다 눈이 더 크게 떠질 수 있으며,
3) 그래서 epinephrine이 섞이지 않은 마취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약 주사에 의한 눈꺼풀의 붓기 때문에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눈매교정/안검하수 수술은 성형외과 영역의 수술 중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수술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수술 중 대칭을 맞추기 어려운 이유 외에도 수술 외적으로 눈꺼풀 처짐의 정도, 거근의 상태, 동반된 변형, 눈 크기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 술기의 선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안검하수 수술만 전문적으로 해온 연구회 소속 의사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12~18%에 달하는 재수술 비율을 보였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듯합니다 (Brown BZ. Prosis revision. Intl Ophthalmol Clin 1989;29:217-8.).
물론 이러한 어려움이 비대칭을 합리화하는 논리는 아니며, 환자분께서 만약에 발생할 비대칭의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를 하여야 의사-환자 간의 라뽀가 깨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5-4) 토안
눈을 감았는데도 눈이 살짝 떠지는 증상.
5-5) 각막 스크래치
고정용 실이 안검판에 노출된 경우 발생할 수 있습니다.
5-6) 안구건조증
모든 눈 수술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긴 합니다. 그런데 토안이 있으면 상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수술 결정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되겠습니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장시간 착용해온 환자에서 불편감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간단한 내용이 아니라 수술 후 악화되는 안구건조와 그 해결책 편에서 더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5-7) 눈썹이 내려온다(낮아진다)
내려오는 이유는 이마근육을 써서 눈을 뜰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상안검/쌍꺼풀만으로도 일어나기도 합니다. 눈썹이 내려오는 자세한 이유는 중년의 눈 성형에서 다루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5-8) 눈 두덩이가 두툼해질 수 있다.
5-9) 상세불명의 불편감
이물감, 눈곱 과다, 가려움 등.... 특정 상태를 정확히 진단할 수 없지만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종종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대게는 6개월이 지나면 증상이 가라앉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필요시 안과 협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부작용은 대다수가 시간이 지나며 호전이 되는 경우도 많으며, 가장 정확한 판단은 직접 집도한 의사가 그 누구보다 제일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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