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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성형/눈성형

수술없이? 레이저를 이용한 눈밑 성형

by 박성혁 원장 2021. 10. 16.

레이저(?)로 하안검 수술을 한다는 광고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해당분야에 문외한인 제가 봐도 얼핏 레이저를 사용하면 회복이 빠르고 칼을 대지 않을 것 같은데요… 외과 수련을 받지 않아서 칼을 사용하는 것이 두렵다면, 의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레이저 사용에 눈길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기구 판매원의 말에 혹하여 장비를 들였다면, 열심히 해당 장비의 효능에 대해 홍보할 것입니다.
얼마 전 레이저로 눈밑 시술을 받은 분을 집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계기로 저도 레이저를 이용한 눈밑 성형에 호기심이 생겨 정리해보았습니다.

장비를 이용한 눈밑 시술들

현재 개원가에서 주로 홍보하는 레이저를 이용한 눈밑 시술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1-1) 토닝 레이저

다크서클만을 목표로 하는  수술입니다. 실제로 절개를 하진 않습니다. 
이 방법은 적응증만 된다면 아주 나빠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크서클의 원인에 따라(피부착색vs피부 아래에 있는 근육•혈관의 비침) 도움이 될 수도, 안될 수도 있겠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눈밑 수술은 아니고, 눈밑 색소 개선을 위한 시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2) CO2 레이저

절개를 합니다. 그런데 수술용 칼인 매스가 아닌 레이저로 하는 것입니다. 레이저 눈밑 "수술"을 홍보하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며 결막에 절개를 합니다(드물게 레이저를 이용하여 피부 밖에 절개를 하는 병원도 있는데… 매스를 이용한 절개와 비교했을 때 장점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통적인 결막하 눈밑지방 재배치와 다를 게 없는데, '레이저'라는 단어 사용 하나로 뭔가 부작용도 적을 거 같고, 일상생활에 지장도 없을 거 같습니다.

1-3) 스킨 타이트닝 레이저

레이저를 이용하여 눈밑을 개선하는 시술을 표방하는 병원에서 대부분 하는 형태의 시술입니다. 몇 년 전 크게 유행하였고 요즘도 홍보하는 곳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2-3mm의 작은 구멍을 통해 ‘캐뉼라’라는 관이 피부 밑으로 들어가 조직을 타이트닝 시키는 원리입니다.

 

이노플러스


동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사실 눈밑 지방을 건드리지 못하고, 그 위에 있는 피부와 피하지방층만을 타깃으로 합니다. 마치 배가 나와 뚱뚱한 사람이, 뱃살은 안 빼고 쫄쫄이 티셔츠를 입어 배를 넣어보려는 원리 같습니다.

 

장비를 이용한 눈 밑 시술에 대한 사견

사실 이 주제는 오래전부터 쓰려고 한 내용입니다.
40대 중반 환자분이 레이저 눈밑 시술을 받으시고 호전이 없어서 저에게 수술을 받으셨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해보니 환자분께서 정확한 시술명을 기억 못 하셨지만, 절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추측컨데 스킨 타이트닝 시술을 받으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 환자분의 수술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태생적인 피부의 특성인지, 레이저 시술을 한 차례 하였기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유난히 조직이 유착되어(떡져) 있어 정상 구조물을 찾아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미 힘들었습니다.
또한 이 환자분은 고혈압 병력도 없는 분인데 유난히 수술 중에 출혈이 많았습니다. 수술 이후에는 전례 없이 오래 지속되는 붓기로 2~3달가량 환자분이 고생하였습니다.
이 환자분이 레이저 시술을 받았기때문에 수술이 어려웠다라고 단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체질, 타고나는 조건들이 수술이 어렵고 회복이 더딘것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레이저 시술도 그러한 조건들 못지 않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수술 과정이 다른 하안검 재수술 환자보다 더 어려웠으니까요...

 

"최소 침습"이란 말이 있습니다. 영어로 minimally invasive라는 표현을 번역한 것인데요…

최소-침습
내시경수술을 야구공에 비유한 MSSM의 광고

 

의료분야, 특히 수술에서는 최소 침습이란 어떤 의미로 사용할까요?
A수술 방법 : 배를 10cm 이상 절개하여 개복수술을 한다.
B수술방법 :  배에 2cm 남짓한 구멍 서너 개를 이용하여 복강경으로 수술을 한다.
     ===> 이런 경우라면 B가 '덜 침습적인 수술'이라고 표현합니다.

뼈를 깎는 양악수술보다는 눈꺼풀만 조작하는 쌍꺼풀 수술이 침습이 덜하겠죠.
쌍꺼풀 수술 중에서도 매몰법이 절개법보다 침습이 덜하고요.
안면거상보다는 실리프팅이 덜 침습적이며, 실리프팅보다 슈링크가 덜 침습적입니다.
이처럼 최소 침습을 한다는 것은 환자는 물론 의사에게도 매우 매력적입니다.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의 복귀도 금방 가능하고, 붓기나 멍도 덜하니까요.

 

외과 수련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 말을 모를 리 없습니다.

 

"수술은 같은 효과라면 가급적 덜 침습적이어야 한다"

 

문제 효과입니다.
최소침습으로 좋아질 수 있는 대상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효과도 작습니다.
작은 부분을 교정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그 시술이 적합한 대상이라면 매우 좋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회복이 빠르다거나 붓기가 적다거나 하는 말에 시술을 결정하게 된다면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돈은 돈대로 날리고, 다음번에 제대로 된 수술을 하려면 그 과정과 결과조차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