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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정통적인 안면거상과 비교하여 최소한의 절개로 수술을 진행하는 ‘미니 리프팅' 혹은 '미니 안면거상’이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이 방대한 관계로 정통적인 안면거상술의 수술종류와 방법은 이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서론
새로운 용어를 이용한 마케팅은 미용성형 시장의 늘 핫 아이템입니다. 물론 이렇게 만들어진 용어 중에 의료진과 환자 간의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용어도 있는 반면,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용어로 인해 의사마다 해석이 다른 용어도 존재합니다. 이런 buzzwords는 사실 성형 시장 뿐 아니라 우리 삶의 전 영역에 퍼져있는 현상이긴 한데요… 최근 미용시장의 용어 마케팅에서 ‘자연유착’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면, 최근에는 아마 절개를 최소로 한다고 하여 “미니” 리프팅/거상이 시장의 주목을 끌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short-scar face lift
절개선을 최소로 하는 안면거상을 학술 용어로 short scar facelift라 부릅니다. ‘최소절개 안면거상’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지만, 조금 더 대중들의 기억에 남는 이름으로는 미니 거상 혹은 미니리프팅 정도로 의역할 수 있겠습니다.
100여 년 전, 안면거상 수술이 처음 소개되었을 당시에도 절개 범위는 다양하였는데요…
사진 출처 : The "mini-lift," an old wrinkle in face lifting. K L Stephenson. Plast Reconstr Surg. 1970 Sep;46(3):226-35.
당시에도 절개를 최소로 하려는 시도가 존재하였고, 이는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는 물론 안면거상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솔깃한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최소 절개가 가져다주는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던 의사들과 달리, 환자들은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이 최신(?)의 방식에 대해 많은 관심과 신뢰를 갖고 있는 듯합니다. 미니~ 라 이름 붙인 이 테크닉은 태생적으로 많은 환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명명법이었으므로, 수술의 효과나 절개 위치의 타당성에 대해 고민하지 못하면서 수술법이 진화되어왔고, 그런 연유에서 일까요…? 어디를 얼마나 절개하는지는 의사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의사는 귀 앞쪽만 절개하는 것을, 또 어떤 이는 구레나룻 부위만 살짝 절개하는 것을 미니 리프팅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또 관자 부위에 작은 절개를 가한 후 실리프팅을 시행하기도 하고, 심지어 관자 부위의 모발이 포함된 조직을 잘라내면서 관자 리프팅이라고 명명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수술을 집도하고 환자의 경과를 쭉~ 봐온 의사라면… 최소의 절개가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미니 거상은… 어쩌면 의사 입장에서는 경과는 상담실장에게 떠맡기고 수술에만 집중해야 정신 승리하는 분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Minimal”이란 용어를 사용하여 대중의 마음도 사로잡고 학술적 당위성도 얻고 싶었던 것일까요? Dr. Jacono는 자신의 수술법에 ‘MADE(minimal-access deep-plane extended vertical vector) facelift’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어쩌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눈물겨운 노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그나마 Tonnard의 MACS는 full name이라도 짧지….).
사진 출처 : The modern minimally invasive face lift: has it replaced the traditional access approach?
Facial Plast Surg Clin North Am. 2013 May;21(2):171-89. doi: 10.1016/j.fsc.2013.02.002.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미니 거상 수술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미니 거상 수술의 장점
정통적인 수술보다 절개 범위가 작습니다. 그로 인해 파생되는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흉터 길이가 짧다
2) 수술 시간이 단축된다
3) 환자의 마취 시간도 줄어 마취약으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도 낮아진다
4) 수술이 빨리 끝나면, 의사는 추가로 다른 수술을 할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성형수술은 태생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부위의 절개, 최소의 절개를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얼굴뼈에 접근하기 위하여 입안, 결막 등으로 접근하거나, 일부러 aesthetic unit에 절개를 가하는 것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당연히 절개가 짧으면 봉합도 금방 끝나 수술도 빨리 끝나서… 너무나도 장점이 많습니다. 흉터가 설령 생긴다 하더라도 짧아 레이저나 주사 치료로 용이하게 줄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 환자보다도 의사가 더 minimal invasive를 선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니 거상 수술의 단점
단점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책가방에 물건을 꺼낼 때 지퍼를 크게 열어 눈으로 보면서 물건을 찾는 것과, 지퍼를 작게 열어 손만 집어넣고 (눈으로 보지 못한 채) 물건을 찾는 상황에 대입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즉, 절개선이 짧다 = 가방의 지퍼를 조금만 열고, 좁은 구멍을 통해 손을 휘저으며(직접 보지는 못하고, 손으로 이것저것 느껴가며) 원하는 물건을 쥐는 상황이지요.
작은 절개를 통하여 수술을 하다 보니
1) 끊어줘야 할 인대로 못 끊고, 스마스를 제대로 조작하기도 어려워진다
현시대의 안면거상을 논할 때 의사들 사이에서는 스마스를 활용하지 않으면 구닥다리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는데요(저는 반만 동의)… 최소 절개 안면거상은 그 중요하다는 스마스를 제대로 조작하지 못하게 됩니다.
왜일까요?
바로 스마스 아래의 유지인대를 안전하게 끊을 만큼 수술 시야가 확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얼굴에는 유지인대(retaining ligament)가 존재합니다. 인대라고 통용되지만 사실 팔다리 관절의 인대와는 양상이 달라, 눈으로 보면서 확인하는 구조물이 아니고 수술 중 기구를 통해 손에 전달되는 저항으로 짐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이미 해부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유지인대의 위치와 분포를 잘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이 유지인대의 주된 역할은 피부 및 연부조직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특정 부위에 함몰이 일어나는 것도 유지인대 때문으로 밝혀졌습니다.
사진 출처 : The Art of Aesthetic Surgery: Principles and Techniques, 3rd Ed. 44ch.
스마스를 안면거상 수술에서 이용한다는 말은 스마스를 잡고 있는 유지인대를 끊어서 스마스 피판을 통째로 당긴다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스마스를 잘라내거나(SMASectomy) 접어서 중첩시키는(SMAS plication) 방법은 논외). 그런데 작은 절개로 충분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마스를 조작하다 보면
a) 스마스가 찢어질 수도 있고
b) 스마스를 붙잡고 있는 인대를 끊지 못할 수도 있고
c) 스마스 아래에 주행하는 중요한 구조물(운동신경, 침샘)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작은 절개로 의미 있는 스마스 조작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이유입니다. 표면을 그냥 조물거리는것 정도는 가능하지만요...
2) 늘어난 피부를 제대로 된 방향(벡터)으로 당길 수 없다
리프팅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가 '쳐진 피부를 어느 방향으로 당겨서 개선시킬 것인가'입니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팔자주름에 90도 혹은 턱선과 평행한 방향으로 당겨야 합니다(아래 그림의 초록색 방향).
만약 귀 앞쪽에만 절개하여 미니 리프팅을 시행한 경우, 불독살이나 턱 쪽의 쳐진 조직을 귀 앞쪽을 향해 끌어모아 봉합하게 됩니다. 주름이 심한 사람에서 그런 방식으로 수술할 경우 아래와 같이 주름이 이동되는 변형(wrinkle shift deformity)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Neligan Vol 2. Ch6.10
3) 조직이 뭉친다
잘라내고 남은 조직을 봉합할 때 처진 피부조직을 작은 절개선으로 당겨 모으다 보면 피부가 봉합부위에서 뭉치게 됩니다.
사진 출처 : Neligan Vol 2. Ch6.10
이 말이 조금 어렵게 들린다면 종이를 직접 오려보면 이해가 쉬울 수 있습니다. 절개선이 길다면 위아래의 절개면에 길이 차이가 나더라도 적절히 재단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절개가 짧은데, 위아래 절개부의 단차가 크다면 위 그림처럼 조직이 뭉치면서 모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결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니 거상이나 미니리프팅이 노화 개선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미니 수술로 좋아지는 부위는 얼굴 형태가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목 리프팅의 경우 미니절개가 매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다만 미니 거상으로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 있는 조건의 얼굴이 과연 몇 % 나 될까 하는 의구심은 있습니다. 물론 좋은 효과를 담보하는 짧은 절개의 수술법을 개발하려는 의사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100년 전 안면거상이 태동하던 시절부터 이 노력은 꾸준히 진행되어왔고, 현재까지는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실패해왔습니다.
1970년 Dr. Stephenson(미국의 여성 최초 성형외과 전문의이자 PRS journal 역사상 최초의 여성 편집장이셨던 분)의 기고 일부를 인용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In evaluating the “quickie” tuck as it is performed today, and which the Los Angeles Times referred to as “the first major breakthrough in bringing face lifting to the average woman,” it would appear to offer little that is new - in either techniques or results. Rather, we may be experiencing the “Roaring Twenties” all over again.
https://noonopiclinic.com/aging-eyelid/upper-blepharopla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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