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안면거상 상담을 하다보면 스마스라는 용어에 익숙한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스마스를 당겨야 진정한 리프팅이라고 말하는 의사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물론 그 말에 저 또한 동의합니다.
그런데 스마스(이하 SMAS)가 뭐길래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요? 과연 SMAS는 당기고 안당기고를 말처럼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건가요?
우리 얼굴을 단면층으로 나누어본다면 SMAS는 표정근육을 덮어서 감싸고 있는 층의 조직입니다. 근육보다 얕은 층에 있다는 표현이 더 이해가 쉬울지도 모르겠네요.
이 SMAS를 조작하고 당겨주는 것은 성형외과 전공의 과정을 거친 의사들에겐 사실 어렵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튼튼한 SMAS를 만들 수 있느냐가 수술 결과의 관건입니다. SMAS는 육안으로 구분되는 조직은 아니어서 박리를 하면서 ‘찾는’ 개념은 아닙니다. 오히려 서전이 SMAS flap(스마스 피판)을 ‘만든다’는 개념이 더 맞을듯 합니다. 유방암 환자에서 유방 재건을 할 때 건강한 혈류가 포함된 피판을 만드는 것이 수술 성공의 요소인 것처럼 말이지요.
왜 두 층이어야 하는가?
대게 SMAS 피판을 만든다는 말은 수술을 두 층(bi-lamellar)으로 박리함을 뜻합니다.
SMAS 피판을 이용한 안면거상을 상담할 때 저는 종종 과일 껍질을 벗기는 것이 비유를 하는데요…
귤껍질을 까고, 알맹이를 싸고 있는 얇은 막을 벗기는 것처럼
피부를 얇게 들어 올리고, 그 아래의 SMAS 층도 바닥에 붙어있는 조직으로부터 분리하여 들어 올리는 것이 두 층으로 박리하는 안면거상 테크닉이고, 이를 bilamellar face lift라고도 칭합니다.
출처 : Retaining ligaments of the face: review of anatomy and clinical applications. Aesthet Surg J. 2013 Aug 1;33(6):769-82.
그렇다면 피부와 SMAS를 하나의 조직으로(en-bloc) 한번에 들어올리지않고 왜 따로따로 드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여러 문헌에서는 bilamellar 방식이 재수술에도 사용할 수 있고, 피부가 얇거나 두껍거나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피부과 SMAS조직의 당기는 방향(vector)을 달리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수술을 하다보니 저는 위 생각에 추가로…
1. 당기는 ‘양’을 달리 할 수 있고
2. 피부는 외부환경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내부를 덮고 있는 기능이지, 특정 구조물을 지지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저는 bilamellar face lift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피부와 SMAS를 한 덩어리로 붙여서 피판을 들면 몇가지 문제점이 생깁니다.
1) 흉터를 피하고자 하면 (적게 당기게 되므로) 효과가 적고,
2) 효과를 보고자 하면 (많이 당기면) 흉터나 칼귀 변형이 생길 수 있습니다.
vector를 달리 할 수 없음은 물론이구요.
좋은 결과를 위한 핵심은?
안면거상 수술이 잘됐느냐 못됐느냐를 판단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3-1) 수술을 받았다는 흔적이 없어야 합니다.
어떤 모습인지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교과서에 소개하는 사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우리가 귀에 이어폰을 꽂을 때 이어폰이 빠지지 않게 잡아주는 작은 직사각형의 연골을 ‘이주(tragus)’라고 합니다. 피부에 당김이 너무 많이 걸리거나 적절하지 못한 절개선 디자인을 하는 경우 이주가 잘려나간 것처럼 소실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피부봉합 전에 여분의 피부를 과도하게 제거한 경우, 봉합 시 피부에 발생하는 장력이 연골에 영향을 미쳐 이주가 뒤집어진 형태를 지칭합니다.
3-2) 수술 결과가 어색하지 않아야 합니다.
수술한 티가 나는 것을 성형외과학 교과서에서는 operated look 또는 telltale of face lift라고 표현하며 피해야 할 모습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입 주위가 너무 당겨지면 어색한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수술 후 입 주위가 파여 마치 배트맨의 조커 입 같이 되는 것은 피해야 할 모습입니다.
좌측사진 출처 : The cross-cheek depression: surgical cause and effect in the development of the "joker line" and its treatment.
Plast Reconstr Surg. 2008 Nov;122(5):1543-1552.
doi: 10.1097/PRS.0b013e31818894d3.
얼마 전 유명한 모 연예인이 세월이 무색하게 젊은 모습으로 드라마에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는데요… 아름다운 모습 이면에 왠지 모를 어색함이 느껴지는 건 아마 입 주위의 변화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3-3) 합병증이 없어야 합니다.
영구적인 장해를 남길 수 있는 신경손상이나 넓은 범위의 피부괴사는 없어야겠습니다. 물론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실되는 것들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3-4) 수술의 효과가 있어야 합니다.
목의 경우 옆에서 봤을 때 턱뼈의 윤곽이 살짝 보이면서 목과 턱은 90도~110도 사이를 이루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그리고 턱 라인에서 불독살과 마리오네트 라인, 팔자주름이 개선되어야겠습니다. 상세한 안면거상술 전후 사진은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사실 안면거상이라는 수술의 역사는 팔자주름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수술방법이 계속해서 변형되고 소개된다는 사실은, 그만큼 팔자주름 개선은 쉽지 않다는 방증이라 생각됩니다. 평생 안면거상을 해온 한 원로 의사분이 본인의 daily practice에서 지방이식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고백한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3-5) 그 효과가 오래가야 합니다.
실리프팅이나 기기를 이용한 리프팅과 정통 안면거상의 지속 기간이 대동소이하다면, 수술받은 환자도 집도한 의사도 서로가 실망스러울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래 지속되는 결과를 만들기위해서 두 가지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 앞서 이야기한 튼튼한 SMAS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부 피판을 얇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얇으면 subdermal plexsus의 손상으로 피부가 괴사 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수술 전후 금연은 매우 중요하며, 수술 후 압박 드레싱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저는 믿는 편입니다.
일정하면서도 얇은 두께의 피부 피판을 만드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피부피판을 들어올릴때 반대쪽에서 피부피판을 향하여 불을 비추는 방법(transillumination)이 매우 도움된다고 생각합니다.
좌측 사진 출처 : Aesthetic rejuvenation of the face and neck, Thieme, Connell, 2016
우측 : 필자의 수술 모습
물론 transillumination을 하려면 어느 정도 경험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이것만큼 안전하게 피부 피판을 들어 올리는 방법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목 거상입니다.
SMAS는 목을 감싸고 있는 활경근과 같은 층에 있습니다. 즉 안면거상에서 당기는 SMAS는 활경근이 충분히 박리되었을 때 원하는 만큼 리프팅이 됩니다. 또한 활경근이 아래에서 잘 지지해주어야 안면거상의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활경근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아래의 구조물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지를 하여야겠습니다.
Often the results of our face lifts are judged by the outcome we achieve in the neck. And I think for decades, we were hyper-focused on the face lift part of the facial rejuvenation doing long difficult SMAS operations and ignoring the neck. For young surgeons, if you want to build facial rejuvenation, the key is to learn how to do a good neck lift.
-Timothy Marten-
결론
그동안 많은 의사들이 오랫동안 SMAS에 집착해왔습니다. SMAS를 어떻게 조작해야 하나, 얼마나 박리해야 하나에 집착해왔습니다. 그리고 수년 전부터 deep neck과 fat injection으로 paradigm shift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SMAS는 좋은 수술 결과를 불러다 주는 마법 같은 단어는 아닙니다. 얼마나 안전하고 튼튼한 SMAS조직을 만드느냐가 수술의 핵심이고, 최적의 효과를 위해서는 lifting뿐 아니라 filling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의사들이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미니리프팅, MACS리프팅 등) 안면거상은 요령이 없는 정직한 수술인 것 같습니다.
서전들을 위한 comment 1 ;
Q. : skin flap을 적절하게, 얇게 드는데 도움이 되는 tip은?
A. : 적절한 피부 두께를 가늠하는 방법으로 종종 문헌에서 나오는 cobble stone appearance라는 표현은 transillumination 된 피부 피판의 underside 모습의 묘사이지, 바닥에 있는 SMAS를 가리키는 표현은 아닙니다(개인적으로 cobble stone appearance 라는 표현이 과연 수술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적절한 피부 피판의 두께임을 가늠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오히려 손으로 만져보는 게 더 도움될지도…).
서전들을 위한 comment 2 ;
Q. : high SMAS로 SMAS flap을 들면 frontal branch를 다치지 않나요??
A. : high SMAS의 기본 디자인은 Connell과 Marten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Connell은 zygomatic arch의 upper border에서 horizontal flap을 디자인하며 가위로 벌려가며 dissection 합니다. 한편 그의 제자였던 Marten은 arch의 upper 2/3 지점에서 horizontal flap을 디자인하며, ellis forcep을 양쪽에서 tenting 하면서 bovie를 low eyelid coagulation setting으로 하여 보비를 이용하여 flap을 elevation 합니다. 어쨌거나 두 디자인 모두 nerve injury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위치나 디자인이 아니라 깊이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많은 사람들이 광대뼈 upper border를 따라 SMAS flap을 들면 신경이 다치지 않냐고 의문을 가졌지만,
아래 논문이 이 논란의 종지부를 찍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출처 : The frontal branch of the facial nerve across the zygomatic arch: anatomical relevance of the high-SMAS technique. Plast Reconstr Surg. 2010 Apr;125(4):1221-1229.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Stuzin은 학회에서 High SMAS flap design의 frontal nerve injury의 가능성을 주장합니다 ^^
서전들을 위한 comment 3 ;
"extended SMAS와 High SMAS의 각각의 적응증은 뭔가요?"
학회에서 종종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High SMAS로 대표되는 Marten과 Extended SMAS로 유명한 Stuzin...
좌측 출처 : High SMAS facelift: combined single flap lifting of the jawline, cheek, and midface. Clin Plast Surg. 2008 Oct;35(4):569-603
우측 사진 출처 : Neligan Vol2. Ch.6-6. Fig 6.6.11
Extended SMAS와 high SMAS는 사실 똑같은 bilamella 방식입니다.
집도의의 철학이나 경험에 따라 SMAS를 조작하는 모양이 다를 뿐입니다. 교과서에 서로 다른 chapter로 인해 오인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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